강렬한 제목에 비해서 내용은 의외로 평이하다.
몸으로 밀고가는 고통스러운 느낌으로 쓴다는 그의 소설과는 달리,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썼을지 싶다.
뭐.. 전체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숨을 좀 쉬어가면서 읽을 수 있다.
밀도가 다른 글들이 섞여 있다. 아마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들을 모았기 때문이리라.
주제에 따라서 그런 편인데, 분류가 잘 되어 있어서 일관성이 있는 편.
첫번째 분류인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이 가장 좋았다.
곳곳에서 사소한 일상에서 삶을 통찰하는 비범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밥벌이의 지겨움"은 꼭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밥을 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밥이다. 이것이 진저리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아저씨의 단상을 엿볼 수도 있다.
"칼의 노래"의 치열함을 쓰던 연필로 이런 말도 할 수 있다는.
올 여름 여자들의 노출이 너무 심하다고 텔레비전은 개탄하고 있지만, 너무 그러지들 말아라. 곧 가을이 오면 여자들은 다시 옷을 입을 것이다. 좋은 것을 좀 내버려두라는 말이다.맨 뒤에 딸려있는 "인터뷰"도 좋다.
노는 게 신성하다. ... 노동을 하면 인간이 깨진다는 거 놀아보면 안다. ... 기자를 보면 기자 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 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같이 보이는 자들은 노동 때문에 망가진 거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