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ing for 문체
1 articles found.

  1. 2008/04/27 문체의 차이?


문체의 차이?

2008/04/27 08:08  noisy 메멘토..
캐비닛(김언수)의 한 부분이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모랐고, 거기에 대해 어찌할 수 있는 능력도 자질도 전혀 없으므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고, 하지만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거짓말이라도 해야 할 형편이었고, 그러나 지금 한마디라도 잘못 내뱉으면 내가 옴팡 뒤집어쓸 것 같은 분위기였고, 권박사는 살 만큼 살았고, 그래서 조금 슬프기는 하지만 인간이 영원히 살 수도 없는 거고, 그래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뭔가 용기가 되는 말을 해야 할 것도 같고, 지난 칠 년간 해준 거라고는 하나도 없으면서 이런 부탁을 한다는 게 어쩐지 얄밉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죽어가는 사람의 면전에다 딱 잘라 '안 됩니다' 하고 말하기엔 인간적으로 너무 냉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13호 캐비닛을 떠맡다니 그게 어디 보통 일인가 하는 막막한 두려움도 들고, 권박사는 그 순진하고 황소만한 눈을 슬프게 끔벅거리며 나를 마라보고 있고, 이거 원.
죽어가는 사람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꺼내어 놓고 있다.
수다스럽다.
그래서 더 읽는 재미가 나는 지도 모른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며..

칼의 노래(김훈)에서는.
조정을 능멸한 죄, 조정의 기동출격 명령에 따르지 않은 죄......
나는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죽음은 절벽처럼 확실했다.

죽음을 앞둔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죽기 전의 복잡한 마음과 하고픈 말을 표현하는 단 한 줄의 문장.
"나는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책을 덮어도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짧지만 강한 문장의 힘이 느껴진다.
2008/04/27 08:08 2008/04/27 08:08
TOP
http://noisepia.cafe24.com/rss/response/267